신촌에 나갈 일이 생겼다.
집앞에서 753 버스를 타고 신촌으로 고고!
버스를 타고 가다 린나이삼거리를 지날즈음 헌책방이 보였다.
이따가 볼 일 보고 오는 길에 한번 들러야겠구먼...

볼 일을 다 보고 헌책방으로 설렁설렁 걸어갔다.
헌책방에 들어가니 책이 여기저기 정리되지 않은 채 한가득 쌓여 있다.
물론 책장에는 서점처럼 인문, 교양, 소설, 역사 등 안내문구같은건 붙어 있지 않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그래도 소설, 시, 역사, 중고등 참고서 등 나름 분류가 되어 있다.
마침 보고싶던 대하소설 한질이 노끈으로 묶여 있기에 사려고 보니 중간에 이빨빠진 것처럼 한두권이 없다. 아까비...
쌓여있는 책들을 이리 뒤지고 저리 뒤지니 그동안 제목만 알고 읽지 못했던 책들이 나온다.
아~ 어찌나 반가운지. 그 중 가장 반가왔던건 조정래 선생님의 단편소설집 [황토]이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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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욱 돌아보니 손에는 책 6권이 들려있다.
[장자평전], [맹자평전], [황토], [벽오금학도], [황제를 위하여], [사부님 싸부님] 이렇게 6권.
계산을 하니 책 6권에 19,000원이다.
이야~ 진짜 끝내준다. 이렇게 저렴하다니...
물론 책이 오래되어 그런것도 있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주인아줌마가 현금으로 줘서 좋다고 하신다. 카드도 되나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萬話小說 사부님 싸부님] 첫장을 펼치니
누군가의 글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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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밤에는
자꾸만 별을 보았다.

더 외로운 밤에는
찬란한 유성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곱디곱게 타다간
그렇게 낭자하게 타다간

네 심장 가까운 곳에
운석처럼 묻히고 싶었다.

이 책의 전 주인인 듯한 사람이 적은 듯 하다.
현재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고 있는지, 아니면 마지막 말이 과거형임을 보아 이미 이별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군지 모를 사람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런게 헌책방의 묘미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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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범스

2010/03/03 16:41 2010/03/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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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녕쓰 2010/03/05 08:11 # M/D Reply Permalink

    뷰 추천 위젯을 다는 센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범스 2010/03/05 08:34 # M/D Permalink

      이정도 센스정도는...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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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쉬랑 술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공연때 연주할 Coldplay의 Fix You를 한창 연습할 때였다.
"우린 언제 이런 엄청난 곡을 만들 수 있을까?"
"죽기전에 이런 곡을 꼭 만들고 싶다." 이런 얘기들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엄청난 감동을 줄 곡 만들기를 포지하지 않던 참에
세계를 구한 노래를 만든 밴드의 이야기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섹스피스톨즈 데뷔 1년전인 1975년 한 아마추어 평크밴드 겍키린이 만든 곡 '피쉬스토리'.
그들의 시끄러운 음악은 사람들에게 인기도 없고, 프로듀서는 발라드로 부르라고 한다.
그들의 헤체 전 마지막으로 신나는 펑크곡 '피쉬스토리'를 녹음하고 모여서 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곡을 들은 사람 중 남녀가 만나 결혼하길 바라고, 이 곡을 들은 또 누군가는 노벨 평화상을 받길 원한다. 또는 이 곡을 들은 사람 중 누군가가 지구를 구해주지 않을까? 하며 서로서로 바람을 말하며 웃는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너무 허무맹랑한 얘기들만 늘어 놓는다.
그러면서 "뭐 어때... 어차피 팔리지도 않는걸..." 하며 체념한다.

영화는 2012년 혜성 충돌 5시간전 개미새끼 한마리 안보이는 황량한 어느 마을에서 시작된다. 모든 사람들이 대피소로 피했지만 마을의 조그만 레코드가게만이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피쉬스토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1982년, 2009년 어느 한 사건들을 보여주다가 1975년 '피쉬스토리'를 만들게 된 밴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다시 마지막 2012년 지구와 혜성충돌까지 약 1시간 남은 시점, 극적으로 혜성이 폭파되며 지구는 구원을 얻는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는줄 알았더디 '피쉬스토리'의 곡이 처음부터 울려퍼지며 영화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을 다큐처럼 흘려보낸다.
1982년에 나왔던 그 사람이 2009년에 나왔던 그 정의의 사도와 연결되고 정의의 사도는 2012년 지구를 구한 소녀와 연결되어 버린다.
그 한곡이 약 40년의 세월을 거치며 나비효과가 되어 진짜로 지구를 구해버렸다.

영화전반에 걸쳐 노래 '피쉬스토리'가 대여섯번은 나오는데 진짜 좋다.
내 고독이 물고기라면 거대함과 사나움에 고래도 도망쳐 나는 죽지 않아
신나는 노래 '피쉬스토리'처럼 영화도 신나게 흘러간다.
아~ 음악영화를 이렇게도 만드는구먼~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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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스토리'를 만든 인기 없는 펑크밴드 겍키린.


지구를 구한 곡 피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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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녹음이 끝난 후 그들은 씁쓸하게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 시대를 너무 앞서갔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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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피쉬스토리'는 용기도 없고 어벙한 한 젊은이에게 힘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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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피쉬스토리'는 정의의사도를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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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사도는 한 고등학생을 도와주고, 이 학생은 훗날 지구를 구한다는... 헐~

이 학생으로 나온 배우가 정말 귀여워서 이름을 찾아보니 '타베 미카코' .
이제부터 난 '타베 미카코'의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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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3 11:48 2010/03/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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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sam 2010/03/03 14:23 # M/D Reply Permalink

    이거 뭐 여자는 보는 족족 다 팬...

    1. 범스 2010/03/03 16:12 # M/D Permalink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는 그렇게 팬의 마음을 모르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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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읽은 책들


2월엔 신작보다는 방 어딘가에 던져놓고 그동안 멀리해왔던, 또는 남의 집(?) 책장에는 이미 다 읽어 구석에 꽂혀 있던 것들을 집어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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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 심장에 남는 사람
EBS <명의> 제작팀 저 | 달

EBS 다큐 <명의> 시리즈 중 18명의 명의를 선정해 책으로 펴냈다.
하나의 전공에 여러명의 명의가 있을 수 있지만 책에는 정형외과, 산부인과, 폐암, 간암, 위암 등 전공이 겹치지 않게 18명의 명의를 선정하여 정리하였다.
이 책에 나오는 의사는 TV나 영화처럼 삐까뻔쩍하지 않다. 제작팀이 여는 글에서 한 말처럼 그들은 하루 4~5시간의 수면과 병원과 환자가 전부이다. 평소엔 밥도 근사한 식당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김밥이나 떡이 전부이다. 이들의 평생은 병과 수술과 싸우는 것이고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역시 명의는 그냥 아무다 되는게 아니구나... 후아~
400p정도 되는 책에 18명의 내용을 정리하자니 각각의 내용이 무척 짧게 느껴진다. 한명 한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없음이 안타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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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오감소설 칼
이외수 저 | 해냄

이외수선생은 사실 책보다 TV에서 더 많이 접했다.
처음 접한 그의 책이 하악하악이었다. 소설가인 이외수 선생의 소설을 읽고 싶던 참에 동생네집에 가보니 <칼>이 있다. <칼>은 1982년도 작이다.
나이 40에 권고사직을 당한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둔 가장 박정달씨(작가는 주인공에게 박정달씨라는 호칭을 썼다). 그는 언제나 약자로 살아왔다. 그랬기때문에 자신을 지키려고 어느날 구입한 칼이 계기가 되어 세계의 칼을 모으는 수집가가 되고 칼에 대해선 거의 박사급이 된다. 그는 권고사직 후 최고의 칼을 만들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대장간을 만든다.
말투가 좀 촌스럽고 상황이 황당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거의 박정달씨의 나이가 되어가는 나 이기에 박정달씨를 이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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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박범신 저 | 이룸

<빈방>은 6편의 연작소설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주인공인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로 나뉘인 하나의 장편소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유명한 화가였던 어머니의 유산을 물려받아 용인 어느 시골마을로 이사와 그림을 그리는 '나'. 그러나 주인공 '나'의 그림의 가운데는 언제나 텅 비어있다. 야망도, 결혼도, 꿈도 없는 '나'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이다.
계속되는 '나' 지루한 일상이 읽는 나를 너무 지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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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전경린 저 | 이룸

어느날 야링거네 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에 갖고 나온 책이다. 숙취해소용 이랄까...
그동안 황진이는 TV와 영화로 많이 나왔지만 나는 여태 본적이 없다.
조선시대 최고의 기생이라는 황진이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이 책은 황진이의 일생을 다뤘다. 양반가문에서 자랐지만 탄생의 비밀을 알고 기생이 되며, 남자를 만나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자신은 평범한 일상을 누릴수 없는 운명을 깨달아 끝내 도를 깨친다. 기생이지만 그냥 기생이 아닌 황진이가 된다.
아마 조선시대의 풍습만 아니었으면 그냥 양반가의 딸로 살아갔겠지만 그렇게되었다면 우리가 아는 황진이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큰 클라이막스가 없고 밋밋한 맛이 있어 읽고나서 약간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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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이름만큼은 엄청 들어본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다.
신경정신과 박사이자 천재적인 체스 대명인인 사뮈엘 핀처박사의 죽음.두 기자 이지도르와 뤼크레스는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취재를 시작한다.
큰 단락이 나뉠때마다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하며 소설은 진행된다. 현재 두 기자가 취재를 하며 진실에 접근하면 과거는 그 진실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그 과거가 현재가 되어 과거와 현재가 만난다. 그 진실속에 세상에 밝혀선 안되는 뇌의 기능(?)이 담겨있다.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소설을 찾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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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저 | 문학동네

문자로 모든 상황을 이렇게 자세히 묘사할 수도 있나?
언어나 문자가 과연 우리 생각의 몇%나 표현할 수 있으며 또 그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그러니 대화가 잘 안되고 오해를 하며 말이 생각과는 다르게 나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겠지...
이 책의 주인공(?)은 한국매일신문 기자 문정수, 번역가 노목희, 노목희의 선배로 노동운동을 하다 해망지역으로 떠밀려간 장철수, 오금자, 박옥출, 방천석 등이다.
그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자들이 살아가며 매일 일어나는 사건속에 그냥 그네들이 있을뿐이다.
소설속에 사람들의 대화는 별로 없다. 사건과 일상이 있을 뿐이다.
김훈은 그들의 일상을 그리기만 했다. 그것도 생생하게. 현실에 로또같은건 없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아마도 장철수의 말이 이 책의 모든걸 말해주지 않는가 한다.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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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12:48 2010/03/0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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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쉬 2010/03/03 20:34 # M/D Reply Permalink

    공무도하 사인본 있는데 아직 안읽었어 흐흐~

    1. 범스 2010/03/03 21:05 # M/D Permalink

      아~ 니가 그때 얘기했던게 공무도하 였구나... 어여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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